멕시코 선교후기- 김민초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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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아침, 숙소에서 4시간 달린 고속도로를 벗어나, 아보카도, 아가베, 데낄라 밭으로 이어진 산비탈을 오르면, 멕시코 인디안 마을이 나온다.
15년전 한 한국인 선교사님 가정이 이곳 인디안 마을을 방문하면서 시작된 사역을 허익현 선교사님과 교인들이 오늘까지 계속하시고 있고 이번에 우리 사랑의 교회가 동참하게 된 것이다.
문이나 창문이 따로 없이 짓다 만듯한 길가 집들은 밖에 널린 누런 빨래감들 때문에 더 우중충해 보였다. 식품점, 약국, 철물점 등이 집들과 섞여있는 엉성한 거리 낯선 풍경에서, 지붕들 위로 어쩌다 보이는 위성 TV 접시 안테나가 있어 그나마 반가웠다.
땅바닥이 질척해서 마음이 침울해 지려는 때, 나는 눈을 들었다. 멀리 산 밑으로 내려앉은 하얀 구름이 마을을 신령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동안 발밑의 척박함에 매이는 대신, 여기서만 얻을 수 있는 insight를 꼭 얻을 수 있기를 바랬다.
물질세계에서 온 나에게 결핍되어 있는 어떤 것을, 이곳 인디언들은 본질적으로 다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였다.
120명이 모일거라는 원주민 pastor의 예상을 훨씬 벗어난 많은 인원이 모여 함께 춤추며 찬양하는 동안 문득 20년전 기도 제목이 생각났다.
30대에 처음 중보기도에 대해 배우면서 전 세계 선교사님들의 안전과 사역을 위해, 온세계의 교회들이 하나되기를 위해 기도했었다.
세상의 교회가 이렇게 하나 되는 것이었구나. 그 때의 기도를 위해 오늘 내가 이곳에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의 일은 기도하면 저절로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믿는 사람을 통해 조금씩 성취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다. 우리는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고 음식과 선물을 나누고,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한분 하나님 안에서 하나가 된다. 이렇게 원주민 교회와 멕시칸 교회와 미국의 한인 교회가 하나되는 시간을 가졌다.
"단기선교로 잠깐 동안 무슨 큰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의 방문만으로 멀리서 외롭게 고생하시는 선교사님에게 위로가 되고 앞으로의 사역에 힘이 된다면 이보다 큰 일이 어디있겠어요? 가지 않을 이유가 없는거죠?"
교회 안과 밖에서 우리 교회가 왜 그렇게 이곳저곳 선교를 많이 가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왔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었다. 다만 위의 대답은 내가 200프로 동의하는 대답이지만, 최목사님께 배워서 한 대답이었다. 이제 이외에 나의 대답이 생겼다.
"장거리 연애를 한다면 카톡을 주고받고 선물을 보내고 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연인은 없을 거예요 어떻게든 직접 자주 만나려고 애쓰지 않겠어요?"
소망한 대로 내 수준에 맞는, 내게 지금 필요한 insight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헌다. 앞으로 누군가가 사랑의 교회는 왜 그렇게 선교를 많이 가냐고 더 많이 내게 질문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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